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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이야기

경기우리, 6월의 음악회 오후

지난 6월 10일, 저희 평택요양원 경기우리요양원에는 조금 특별한 오후가 있었습니다. '파란천사위원회' 재단과 저희 위탁급식을 맡고 계신 정토푸드의 후원으로, 여러 가수분들과 명장님들이 어르신들을 찾아와 주신 음악회가 열린 날이었어요.

행사 사진

사실 이런 큰 공연은 준비할 것도 많고 손도 많이 가서, 하루 이틀 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자리가 아니랍니다. 며칠 전부터 직원들끼리 "어르신들이 어떤 노래를 좋아하실까", "무대는 어디에 두는 게 잘 보일까"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어르신들께 하루라도 더 즐거운 시간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작은 것 하나까지 서로 챙기게 되더라고요.

행사를 앞두고 오전부터 거실 한쪽에 작은 무대가 준비되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무슨 일이 있으려나 하는 표정으로 하나둘 자리를 잡으셨고, 늘 조용하던 공간에 기대감이 살짝 감돌았답니다. 평소 방에서 잘 나오지 않으시던 분도 이날은 직원 손을 잡고 슬며시 거실로 나오셨어요. "오늘 뭐 한다며?" 하고 몇 번이나 되물으시는 모습에, 저희도 괜히 마음이 설렜습니다.

행사 사진

무대가 하나씩 갖춰지는 동안, 거실 곳곳에서는 작은 대화들이 오갔습니다. 오랜만에 옆자리에 앉게 된 어르신들끼리 서로 안부를 물으시기도 하고, 젊었을 적 노래 부르던 이야기를 꺼내시는 분도 계셨어요.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이미 그날의 공기는 여느 날과 조금 달랐습니다.

노래가 시작되니 얼굴빛이 달라졌어요

공연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금세 밝아졌습니다. 익숙한 옛 노래가 흘러나오니 어르신들께서 손뼉을 치시고, 어떤 분은 가만히 입술로 가사를 따라 부르셨어요. 며칠 전만 해도 낯설어하시던 분도 이날은 어깨를 들썩이시더라고요.

행사 사진

신기한 것은, 평소 말수가 적으시던 분들의 표정이 유독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한 어르신께서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내내 눈을 지그시 감고 계셨는데, 곡이 끝나자 누구보다 크게 손뼉을 쳐 주셨어요. 젊은 시절 즐겨 부르시던 곡이었는지, 옆에 앉은 직원에게 "이 노래는 내가 다 안다"며 자랑스레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노래 한 곡이 어르신의 오래된 기억을 살며시 두드려 드린 것 같았어요.

행사 사진

어르신 두 분은 직접 무대에 오르셨습니다. 마이크를 잡고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에, 지켜보던 다른 어르신들도 함께 박수를 보내주셨어요.

행사 사진

무대에 오르신 어르신께서 처음엔 조금 수줍어하시더니, 첫 소절을 떼시고는 이내 목소리가 커지셨습니다. 박자가 조금 어긋나도, 가사가 한두 마디 넘어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오히려 "잘한다, 잘한다" 하는 응원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어르신도, 지켜보는 다른 분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웃고 계셨답니다. 노래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시는 어르신의 발걸음이, 무대에 오르기 전보다 한결 가벼워 보였어요.

행사 사진

이런 날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고, 한 어르신께서 웃으며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한마디가 저희에게는 참 오래 남았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 말씀은, 그만큼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기고 계셨다는 뜻일 테니까요. 나이가 드시면 하루가 길고 무료하게 느껴지기 쉬운데, 이런 날 하루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으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희에겐 큰 보람이었습니다.

요양원 식구들이 다 함께 꾸민 무대

이날은 어르신들만의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저희 요양보호사 선생님도 예쁘게 차려입고 무대에 오르셨어요. 즉석에서 연주된 색소폰 선율에 맞춰 노래를 선보이시니, 어르신들께서 "우리 선생님이 저렇게 노래를 잘하냐"며 즐거워하셨답니다. 늘 곁에서 돌봐 드리던 분이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는 일이, 어르신들껜 또 다른 재미였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식사를 도와드리고, 이부자리를 챙기고, 손을 잡아 드리던 선생님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니 어르신들 눈이 반짝반짝하셨습니다. "저 선생님이 우리 밥 챙겨 주는 그 선생님 맞지?" 하며 옆 사람에게 확인하듯 물으시는 분도 계셨어요. 매일 마주하던 얼굴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즐거움, 그리고 그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무대까지 준비했다는 고마움이 함께 어우러진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음악회의 사회를 맡아주신 김호 님은 저희 조리장이신 이명희 선생님의 남편분이세요. 어르신 식사를 매일 정성껏 지어 올리는 조리장님의 가족이 함께해 주시니, 행사에 가족 같은 끈끈함과 훈훈함이 더해졌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그 훈훈함은 한동안 이어졌어요. 조리장님이 무대 뒤에서 조용히 남편분을 바라보시던 모습, 그리고 공연이 끝난 뒤 어르신들께서 "사회 보신 분이 우리 밥해 주는 사람 남편이라며?" 하고 신기해하시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어르신을 모시는 일이 결국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일이라는 걸, 이런 날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매일 주방에서 정성껏 지어 올리는 밥 한 그릇에도, 이렇게 온 가족의 마음이 담겨 있는 셈이니까요.


평택요양원 경기우리요양원이 문화 공연을 자주 여는 이유

저희 요양원은 이런 공연 자리가 유독 많은 편입니다. 원장님이 직접 공연단 활동을 하시는 분이라, 어르신들의 문화 생활을 늘 신경 쓰거든요. 미술을 전공하신 원장님의 손길이 닿은 실내는 카페처럼 밝고, 층마다 넓은 거실이 있어 이런 행사를 편하게 열 수 있답니다.

요양원이라고 하면 흔히 조용하고 가라앉은 공간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어르신들께서 여전히 웃고, 노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어요. 몸이 예전 같지 않으셔도, 마음은 얼마든지 즐거우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연이든 작은 잔치든, 어르신들의 하루에 생기를 더할 수 있는 자리라면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으려 합니다. 넓은 거실과 밝은 실내는, 그런 마음을 실제로 담아낼 수 있는 저희만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어 줍니다.

보호자분들께서도 이런 모습을 가장 궁금해하십니다. 상담을 오시면 "어머니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무료하게만 계시는 건 아닌가요" 하고 많이들 물으세요. 그럴 때 저희는 이런 공연 이야기를 자연스레 들려드립니다. 시설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어르신이 그 안에서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시는지가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자리를 저희가 마음 놓고 준비할 수 있는 데는, 매일의 식사를 정토푸드가 책임지고 맡아 주시는 덕도 큽니다. 식자재 관리부터 영양 설계, 조리까지 전문 파트너가 챙겨 주시니, 저희는 어르신 케어와 이런 프로그램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식사는 어르신들의 하루 중에서도 가장 큰 즐거움이자, 건강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그런 식사를 믿고 맡길 곳이 있다는 건 저희에게 정말 큰 안심이에요. 어떤 재료가 들어오고 어떻게 조리되는지 전문가의 손을 거쳐 관리되니, 저희는 그 위에서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컨디션을 살피고, 오늘처럼 특별한 하루를 준비하는 데 마음을 쏟을 수 있습니다. 든든한 파트너가 뒤를 받쳐 주는 덕분에 가능한 일이지요.

건강 관리도 놓치지 않습니다. 정형외과 경력의 물리치료사가 상주하며 재활을 돕고, 몸이 편찮으실 땐 원장님이 간호사와 함께 직접 병원 동행에 나서기도 합니다. 1인실과 2인실도 운영하고 있어, 월 부담금이나 장기요양 등급별 안내가 궁금하신 분은 편하게 전화 주시면 상황에 맞춰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병원 동행만큼은 저희가 특히 마음을 쓰는 부분입니다. 어르신이 편찮으실 때 가족분들이 매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정을 잘 알기에, 원장님이 직접 나서서 진료 과정을 함께 살피고 결과를 가족분들께 자세히 전해 드리려 해요. 낯선 병원에서 홀로 계시지 않도록, 익숙한 얼굴이 곁을 지켜 드리는 것. 그 작은 동행이 어르신께도, 멀리서 걱정하시는 가족분들께도 큰 위로가 된다는 걸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어르신들 얼굴에 남은 웃음을 보며, 저희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을 자식 같은 마음으로 모시려 하는 저희에게, 이런 하루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특별한 행사가 아니어도, 매일의 식사 한 끼와 손을 맞잡는 인사 한 번에 어르신들이 편안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채워 갑니다. 직접 보고 싶으신 분은 사전 연락 주신 후 방문하실 수 있어요.